[이동율 교수팀] 동결 난자로 체세포 복제,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연구 7년 만에 재개
[이동율 교수팀] 동결 난자로 체세포 복제,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연구 7년 만에 재개
7년만에 연구승인 받은 이동률교수… “미성숙-얼린 난자만 허용돼 아쉽지만
복제 성공률 높아져 이번엔 다를것… 범용줄기세포 허브가 최종 목표”
![](http://dimg.donga.com/wps/NEWS/IMAGE/2016/07/13/79164089.1.jpg)
“승인을 받아 좋습니다만….”
2009년 이후 국내에서 중단됐던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7년 만에 재개하는 이동률 차의과대 교수는 말끝을 흐렸다.
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에서 만난 이 교수(줄기세포연구소장)는 보건복지부의 연구 승인 결정을 반기면서도 동결 난자와 미성숙 난자만 연구에 이용해야 하는 점을 아쉬워했다. 복지부는 연구를 승인하면서 2020년 말까지 동결 난자 500개와 미성숙 난자 100개만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. 이 교수는 “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의 성패는 난자의 질(質)에 좌우된다”며 “비동결 난자(채취 24시간 이내 신선난자)에 비해 동결 난자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”고 말했다.
이 교수가 체세포 복제 연구에 발을 들인 것은 석사 과정 때였다.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이 교수는 유독 체세포 복제 연구에 끌렸다. 그는 “모든 생명과학자들의 꿈은 생명의 비밀을 푸는 건데 체세포 복제는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열쇠였다”고 말했다. 그는 “석사 시절 처음으로 생쥐 배아 융합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생생하다”며 눈을 반짝였다.
이 교수 연구팀은 2009년 복지부 승인을 받아 동결 난자를 활용한 체세포 복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. 이후 2014년 미국에서 기증받은 비동결 난자를 이용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.
비동결 난자를 사용할 수 없는 대목을 아쉬워하면서도 이 교수는 “과거와 상황이 다르다”고 강조했다. 우선 체세포 복제 성공률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. 지난해 10월 이 교수와 정영기 차의과대 교수 연구팀은 난자에서 체세포 복제배아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와 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밝혀냈다. 이 덕분에 2%대였던 체세포 복제 성공률은 7%로 향상됐다. 또 동결 난자의 질도 과거보다 좋아졌다.
이 교수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범용줄기세포 허브를 만드는 것이다. 면역 거부 반응이 적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서 추출한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장기 기증을 하듯 여러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. 이 교수는 “범용줄기세포 100가지만 있으면 전 국민에게 필요한 줄기세포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다”며 “치료제뿐만 아니라 불임과 난임, 노화 방지까지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”고 말했다.
너무 먼 미래는 아닐까. 이 교수 연구팀이 5년 동안 실제 체세포 배아복제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난자는 동결 난자 500개뿐이다. 체세포 복제 성공률이 7%인 점을 감안하면 이 연구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35개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것에 불과하다. 이 교수는 “이번 연구 재개로 국내 체세포 복제 연구에 물꼬를 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. 우선 동결 난자를 활용해 최대한 성공률을 높여보겠다”고 말했다.
김호경 기자 kimhk@donga.com